국민연금 개혁
네이버, KT, 하나금융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국민연금공단이 최대 주주인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삼성전자, 카카오,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들의 2대 주주입니다.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죠. 국민연금공단은 국내 주식 시장 시가총액의 약 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약 900조 원이 넘는 금액의 국민연금을 굴리고 이를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규모가 큰 연금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경제단체에서는 1990년대생부터 국민연금을 아예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에 정부에서 국민연금을 전체적으로 재정비하기로 했습니다. 대체 900조 원이나 되는 국민연금이 왜 고갈된다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사회적 제도
국민연금이란 국민의 노후 소득은 보장하기 위한 사회보험 제도입니다. 젊었을 때 소득의 일부를 국민보험료로 내고, 노후에 사고 또는 질병으로 인해 소득을 벌기 어려워지면 이를 연금으로 지급해서 생활 수준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미래의 예기치 못한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장치를 두는 것처럼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만든 안전장치인 셈입니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 제도는 소득이 있는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국민들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2022년 기준 약 2200만 명의 국민들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2000만 명의 국민들의 소득의 일부를 가지고 다양한 곳에 투자합니다. 돈을 많이 불려서 연금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의 투자 수익률 또한 상당합니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10% 안팎의 수익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게 받고 많이 돌려주는 국민연금 원칙
국민연금은 연금 가입자가 낸 것보다 많은 돈을 연금으로 지급한다는 원칙으로 설계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다양한 곳에 투자한 후 얻은 상당한 수익률로 이러한 원칙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에 가입된 가입자들은 매달 월 소득의 9%를 내야 합니다.
만약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회사가 이에 절반인 4.5%를 내줍니다. 이렇게 매달 9%씩 40년간 낸다면, 은퇴 후 만 65세부터 이전에 벌었던 평균 소득의 약 40%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매달 연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비율은 소득 대체율이라고 합니다.
국민연금을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소득 격차를 줄이는 역할도 합니다. 고소득자에게는 덜 돌려주고, 저소득자에게는 더 돌려줍니다. 소득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 수준이라면 40%의 소득 대체율을 적용하지만 소득이 평균 이상이라면 40%보다 낮게 받고, 평균 이하라면 40%보다 높게 받습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소득의 9%를 내면, 노후에 40%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평균적으로 냈던 돈의 1.88배를 돌려받습니다.
국민연금 고갈의 원인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
사실 조금 내고 많이 받는다는 것 자체가 당장 연금을 받는 입장에서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는 계속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국민연금에서 현재는 상당한 수익률을 가지고 있지만 이도 언제까지 유지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국민연금이 고갈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이미 예견되고 있었습니다.
정부에서는 5년에 한 번씩 국민연금의 운용 상태를 점검하고 문제점이 생기면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합니다. 2013년에 점검 결과에서 이미 2060년에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2018년 점검 결과에서는 이전보다 앞당겨진 2057년으로 발표되었습니다.
2020년 국회에서 다시 조사해본 결과 2055년이면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위험들을 회색 코뿔소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국민연금 고갈 문제는 대표적인 회색 코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너무 빠른 고령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국민연금이 고갈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입니다. 국민들의 평균 수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가하는 고령층을 부양해야 하는 청년층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낼 사람들을 줄어들고 연금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1년 출생한 신생아 수는 26만 600명으로 역대 최저치라고 합니다. 1년 전인 2020년보다 4.3% 감소한 규모입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출생률이 가장 적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결과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나라의 총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 비율이 7%를 넘게 되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인 경우 고령사회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17년 뒤인 2017년에 고령사회가 되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기간이 프랑스는 114년이 걸렸고 미국은 69년이 걸린 것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고작 17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고 예상하고 있는 국민연금 고갈 시기인 2055년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예상되는 것입니다.
2030 세대 국민연금 받을 수 없나?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다행히 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은 없다고 합니다. 설사 국민연금이 소진된다 해도 국가에서 반드시 책임지고 연금을 지급하도록 법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부는 고강도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마련하겠다 했습니다. 아직 뾰족한 수가 나오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지금보다 더 내거나 또는 받을 수 있는 연금보다 덜 받는 방법밖에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둘 중 어느 방안을 내놓아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놔두면 모든 부담들을 미래의 청년들에게 주는 게 돼버립니다. 아직까지 뾰족한 수가 없는 국민연금 개혁, 국민들을 모두 만족시킬 방안을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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