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크게 불거지고 있습니다. 2022년 7월 유럽연합(EU)에서 내년부터 원자력 발전도 친환경으로 인정하는 그린 택소노미를 발표했습니다. 이 결정을 두고 EU 회원국인 오스트리아가 EU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오스트리아가 소송을 낸 이유는 원전 폐기물이 환경에 커다란 피해를 줄 수 있음에도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하는 것은 그린워싱이라고 주장합니다. 다른 회원국인 룩셈부르크도 소송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선 상태입니다.
오스트리아가 그린워싱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린워싱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무엇인가 친환경과 관련된 용어인 것 같은데요. 오늘은 친환경과 관련된 용어인 그린워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란?
환경오염 방지에 힘들 보태기 위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해 본 경험, 모두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제품들이 사실 진짜 친환경 제품이 아니었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예를 들면 시중에 팔고 있는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이 실제로 잘 썩지 않는 제품이 아니라면? 이렇게 제품이 실제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을 그린워싱이라고 합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린워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린워싱이란? 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씻는다는 뜻의 워싱(washing)이라는 두 단어를 합친 합성어입니다. 이는 마치 기업에서 자신들의 제품이 환경에 이로운 것처럼 제품을 소개하며 경제적인 이득을 보는 것을 말합니다. 환경을 위하는 척한다 해서 위장 환경주의라고도 합니다.
그린워싱(Green Washing)의 유형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히 어떤 것이 그린워싱인지에 대한 세계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그린워싱이라는 개념 자체가 만들어진지 30년밖에 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연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미국의 환경 마케팅 회사인 ‘테라 초이스’가 그린워싱을 연구하는 곳 중 하나로 꼽힙니다. 테라 초이스에서 정리한 그린워싱의 대표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충 효과를 감추는 유형
회사의 제품이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부분은 숨기고 오직 제품의 좋은 부분만을 과장해서 크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회사에서 종이 공장을 돌리며 환경을 해치고 있는데 해당 제품이 폐지를 재활용한다는 사실만으로 친환경 종이라고 말하며 홍보하는 것입니다.
애매모호한 주장을 하는 유형
이 유형은 한 가지의 뜻이 아니라 여러 가지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을 사용해서 해당 제품이 친환경적인 척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독성에 대해서 정확하게 정한 기준 없이 자신들이 만든 세제를 무독성 세제라고 홍보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근거가 부족한 유형
본인들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명확한 근거 없이 그저 환경에 좋다고 말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정확한 성분 검사를 거치지 않고 자연 성분 샴푸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 외에도 사실이긴 하지만 서로 관련이 없는 것을 가지고 와서 친환경이라고 표현하거나 또는 친환경 마크나 라벨을 거짓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친환경적인 점이 있어도 결과적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그린워싱입니다.
그린워싱(Green Washing)을 하는 이유
기업에서 그린워싱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되기 때문이죠. 최근 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사회 전체가 기업을 평가할 때 환경에 관련된 요소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쓰려는 태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환경 등 자신의 가치관을 위해 제품을 사는 가치 소비와 친환경 제품을 사는 소비자를 가리키는 그린슈머와 같은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그만큼 친환경을 내세운 기업들의 이득은 점점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소비자들 뿐 아니라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회사도 친환경 기업을 좋게 봅니다.
기업의 가치를 볼 때 환경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Environment), 회사의 가치가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Social) 그리고 회사를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하는지(Governance)를 따지는 ‘ESG’가 대표적입니다.
2022년 올해 세계에서 제일 큰 투자 회사인 블랙록에서 친환경적인 목표를 가진 기업들에 더 많이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도 투자할 때 ESG를 더 많이 신경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소비자와 투자자 회사 모두가 친환경을 신경 쓰다 보니 기업들 역시 본인들의 친환경적인 요소를 최대한 어필하려 하려 합니다.
"친환경 + 기업"
이렇게 모두 환경 문제에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그린워싱은 가장 대두되고 있는 주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린워싱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이 정확히 그린워싱인지 아직 정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린워싱이라고 지적된 경우를 보겠습니다.
폭스바겐 클린 디젤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은 오염 물질을 적게 내뿜는 자신들의 디젤 자동차를 클린 디젤이라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조사를 해봤더니 오염 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오는 게 밝혀졌습니다. 이 일 이후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라고 불리며 그린워싱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SK E&S 탄소 없는 LNG
SK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입니다. SK는 자신들의 액화 천연가스인 LNG는 탄소 없는 친환경 LNG라고 광고했습니다. SK는 가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일부를 잡아두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을 사용했는데 결국 모으는 것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탄소 없는, 친환경적이라는 말은 소비자들에게 오해만 불러일으킨다고 질타를 받았습니다.
스타벅스 플라스틱 리유저블 컵
작년(2021년) 스타벅스에서는 음료를 플라스틱 리유저블 컵 즉 다회용 컵에 담아주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이 이벤트는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자는 뜻의 행사였지만 결과적으로 또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니스프리 아임 페이퍼 보틀
이니스프리도 제품 이름과 광고 문구에 페이퍼 보틀 즉 종이 용기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 제품은 내부는 플라스틱으로 겉은 종이로 만든 용기를 사용했습니다. 이니스프리가 페이퍼 보틀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홍보하자, 소비자는 이 제품이 종이 용기로만 이루어진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어떤 이들은 우리 사회가 그린워싱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그린워싱도 환경에 조금씩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체적으로 환경에 안 좋지만 환경에 좋은 점만을 초점에 맞추는 것도 그린워싱의 한 종류라고 했는데 이렇게 조금이라도 환경에 좋은 면들을 찾아서 조금씩 발전시키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린워싱의 범위가 너무 넓고 애매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린워싱을 무조건 안 좋게만 바라보면 기업에서 오히려 환경 문제를 피하게 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에서는 나름 노력해서 친환경 제품을 내놓았는데 그린워싱으로 대중들에게 욕만 먹는다면 기업들은 점점 이런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그린워싱을 계기로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친환경 광고나 이벤트가 점점 많아질수록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나 친환경 제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그린워싱은 엄연한 잘못
위와 반대로 어떤 이들은 그린워싱에 엄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린워싱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고 환경을 지키려는 소비자의 좋은 의도를 이용만 하고 사실과 전혀 다른 광고를 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입니다.
우리는 제품을 구매할 때 실제로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정확하게 따져보기는 힘듭니다. 그렇기에 기업의 그린워싱은 소비자를 쉽게 속일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린워싱 때문에 환경오염이 더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기업이 그린워싱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이런 기업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면 그만큼 환경을 더 많이 해칠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그린워싱 때문에 소비자들이 친환경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가지게 될까 걱정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서 소비자들이 더 이상 친환경 제품을 찾지 않게 되면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시도들도 줄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환경에 더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
그린워싱에 대한 법안
아쉽지만 아직까지는 그린워싱에 대한 법안이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있는 법으로 제품의 친환경성에 대해 소비자를 속이는 광고는 충분히 처벌할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시광고법은 소비자를 속이는 광고를 관리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기준도 적혀 있어요. 하지만 소비자를 속인다 기준이 애매해서 실질적인 처벌이 어렵고, 대부분 기업이 벌금으로 내는 돈보다 그린워싱으로 버는 이익이 더 많아서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환경부 환경산업 기술법은 광고 중에서 환경에 관한 광고를 따로 살펴보는 법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벌금이나 처벌보다 주의하라는 식의 경고로 끝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린워싱을 위해 만든 법이 없습니다. 선진국인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은 그린워싱을 막을 수 있는 법을 자세히 명시해놓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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